수익은 종목이 아니라 비중과 시간이 만든다
좋은 종목을 고르는 기술이 아니라, 비중을 정하고 원칙대로 오래 버티는 문제입니다.
2026년 세법 기준 · 최종 확인 2026-10-01왜 평생 투자해야 하나 — '물가'라는 날강도
가만히 둔 돈은 안전해 보이지만 해마다 조금씩 줄어듭니다. 통장에 찍힌 금액은 그대로인데, 그 돈으로 살 수 있는 것이 줄기 때문입니다. 범인은 물가입니다.
- 물가가 연 2.1%씩만 올라도 30년 뒤 1억원으로 살 수 있는 것은 지금의 약 5,360만원어치입니다. 물가가 3%면 72의 법칙(11장)대로 24년마다 돈의 가치가 반토막이 납니다
- 예금도 물가를 겨우 따라갈 뿐입니다. 금리 3%라도 이자소득세 15.4%를 떼면 2.5%, 물가 2.1%를 빼면 실제로 불어나는 건 연 0.4% 남짓입니다
- 그래서 투자는 돈을 불리는 일이기 전에 지키는 일입니다. 기업의 주인(주주)이 되면, 물가가 오를 때 기업이 올린 값만큼 매출과 이익도 함께 오릅니다. 자산 투자로 인플레이션 리스크를 헷지(Hedge)하는 것입니다
- 원재료 값이 올라도 그 원재료를 캐고 만들고 파는 기업의 주주라면 함께 오릅니다 — 원재료 가격 상승을 헷지합니다. 돈이 계속 풀려 돈의 가치가 떨어져도, 현금이 아니라 기업과 실물을 가지고 있으면 그 가치는 따라 오릅니다
- 은퇴한다고 물가가 멈추지 않습니다. 은퇴 뒤 30년 동안에도 돈의 가치는 계속 떨어지니 투자는 은퇴 후에도 평생 계속해야 합니다. 돈 꺼내 쓰기 1장의 부부가 꺼내 쓰는 동안에도 계좌 안에서 계속 굴린 것도 그래서입니다
- 목표는 크지 않습니다. 물가 + 2~3%를 꾸준히 내는 투자 시스템이면 충분합니다. 돈 모으기 5장에서 정한 '물가상승률 + 3%'와 같은 기준입니다. 역사적으로 이 기준을 길게 넘어 온 자산은 서울 아파트, 우량 주식 같은 것들입니다. 미국 대형주(지금의 S&P500)는 1926년 이후 배당을 포함해 물가를 빼고도 연 6~7% 안팎을 냈습니다. 무엇을 어떤 비중으로 담을지는 다음 장부터 봅니다
'물가'라는 날강도로부터 내 부를 지키는 투자 시스템을 만드는 것은 '선택'이 아니라 '필수'다. 노동의 대가로 얻은 급여를 자산으로 꾸준히 옮겨 인플레이션을 헷지하자.
물가 2.1%·예금 금리 3%·투자 수익률은 예시 가정입니다. 주식은 길게 보면 물가를 이겨 왔지만, 몇 년씩 물가보다 못한 구간도 있습니다. 그래서 한두 종목이 아니라 지수처럼 넓게 분산된 자산에 오래 두는 방식이어야 합니다 — 다음 장의 Core-Satellite가 그 방법입니다.
Core-Satellite — 핵심은 지수, 개별주는 위성으로
우리는 어떤 주식을 사야 할까요? 가장 잘하는 사람을 따라 하면 됩니다. 국내에서 거대 기금을 가장 안정적으로 굴리는 곳은 국민연금입니다.
- 국민연금은 KOSPI200·S&P500 같은 지수와 국내외 채권을 핵심(Core)에 두고, +알파를 노리는 개별 종목을 위성(Satellite)으로 얹습니다
- 순서가 중요합니다. 사고 싶은 개별 종목을 먼저 고르고 남는 돈을 지수에 넣는 게 아니라, 핵심을 먼저 채우고 남는 돈으로 위성을 삽니다
- 1억원이 있다면 최소 5,000~6,000만원을 핵심인 지수·배당 투자에 묻어둡니다. 정말 사보고 싶은 개별 주식은 한 종목당 1,000만원 이내로 제한합니다
- 아무리 확신이 있어도 개별주 몇 종목으로 비중을 채우는 것은 다릅니다. 운, 주식 경력, 그 종목에 대한 분석, 타이밍이 모두 맞아야 성공합니다
- 그리고 실패하면 원금 회복을 장담할 수 없습니다. 핵심이 버티고 있으면 위성 하나가 망가져도 계획이 흔들리지 않는다 — 이 구조는 그것 하나를 위한 것입니다
- Core — 지수·배당 (KOSPI200 · S&P500 · SCHD · 국내외 채권)
- 5,000~6,000만원
- Satellite — 개별종목, 1종목당
- 1,000만원 이내
- 그래서 담을 수 있는 개별종목
- 많아야 4~5개
핵심을 먼저 채우고, 위성은 잃어도 계획이 안 바뀌는 크기로만.
국민연금도 위성에서 손실을 냅니다. 다만 핵심이 전체를 떠받치고 있어 기금이 흔들리지 않을 뿐입니다. 자산이 1억보다 크거나 작다면 금액이 아니라 비율로 옮겨 생각하세요 — 핵심 50~60%, 개별종목 한 종목당 10% 이내입니다. 핵심에 담는 SCHD는 미국에 직접 상장된 ETF라 일반계좌에서 팔면 양도소득이 잡힙니다. 같은 지수를 따르는 국내상장 ETF를 연금계좌에 담으면 그 문제가 없습니다.
비중이 전부다 — 50% 오른 종목보다, 10% 오른 내 자산 전체
개별 주식이 50% 올랐는데 내 자산은 1%밖에 늘지 않았다면, 그건 수익률이 아니라 비중의 문제입니다. 가상의 세 사람을 비교해 봅니다.
- A씨는 바이오 개별 종목으로 50%를 벌어 기분이 좋습니다. 하지만 자산 전체에서 주식은 3%뿐이라, 총자산은 1.1% 늘었을 뿐입니다. 대출을 뺀 순자산으로 봐도 4억 3,000만원이 4억 4,000만원으로, 2.3%입니다
- A씨의 자산을 움직이는 건 바이오가 아니라 아파트입니다. 아파트가 5%만 올라도 4,500만원으로 바이오 대박의 4.5배이고, 반대로 대출 5억의 이자는 연 4%만 잡아도 한 해 2,000만원입니다
- B씨는 가진 ETF가 겨우 10% 올랐는데 총자산이 7.5% 늘었습니다. 자산의 75%가 그 자산으로 구성되어 있기 때문입니다
- 주식만 가진 C씨도 마찬가지입니다. 비중 2%인 리츠 ETF가 30% 넘게 빠져도 총자산은 0.6% 줄 뿐이지만, 비중 65%인 삼성전자는 5%만 올라도 3,250만원, 총자산이 3.25% 움직입니다. 거꾸로 말하면 한 종목 비중이 이렇게 크면 그 종목이 내 자산의 운명을 정합니다
- 작은 비중의 종목이 급등하거나 급락해도 내 자산은 거의 달라지지 않습니다. 매일 시세를 들여다보며 마음 쓸 이유가 없습니다. 의미 있는 비중을 투자하고, 그 자산이 올라야 자산이 늘어납니다
수익률이 아니라 비중이 자산을 바꾼다. 작은 비중의 급등락에 흔들리지 말고, 의미 있는 비중을 오를 자산에 담자.
예시 숫자입니다. 비중을 키우라는 말이 한 종목에 몰아 담으라는 뜻은 아닙니다. 큰 비중은 앞 장면의 Core-Satellite처럼 지수·배당 같은 분산된 핵심 자산에 두고, 개별 종목은 작은 위성으로 둡니다.
포트폴리오 짜기 — 역할을 나눠 담고, 낙폭을 견딜 수 있는지 본다
지수나 배당같이 본인이 메인으로 정한 자산군이 핵심이고, 비중이 자산을 바꾼다는 것까지 봤습니다. 이제 실제로 무엇을 몇 %씩 담을지 정할 차례입니다. 백테스트의 '샘플 2'를 예로 순서대로 짜 봅니다.
- ① 역할부터 정합니다. 종목 이름보다 '이 종목이 무슨 일을 하는가'가 먼저입니다. 샘플 2는 배당이 자라는 핵심(미국배당다우존스 50%), 한국 시장 전체(KODEX 200 20%), 매달 들어오는 현금(커버드콜 20%), 성장(나스닥100 10%) 네 가지 역할로 나눴습니다
- ② 핵심이 절반 이상이 되게 합니다. 2장의 Core-Satellite 그대로입니다. 한 종목이 망가져도 계획이 흔들리지 않도록, 개별 종목이 아니라 수십~수백 종목을 담은 ETF로 채웁니다
- 처음이라 감이 오지 않는다면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 → 운용현황 → 포트폴리오 현황을 열어 보세요. 국내주식·해외주식·채권·대체투자를 몇 %씩 나눠 담았는지 보면서 '이렇게 구성하는 거구나' 하고 감을 잡으면 됩니다. 2장에서 말한 '가장 잘하는 사람'의 실제 비중입니다
- ③ 백테스트로 확인합니다. 백테스트에서 '샘플 2'를 누르면 최근 3년 결과가 나옵니다. 2026년 9월까지 3년은 연평균 23.3%, 최대낙폭 −11.7%, 회복 7개월이었습니다(기간이 달마다 한 달씩 밀려 지금 돌리면 숫자가 조금 다를 수 있습니다). 이때 먼저 볼 것은 수익률이 아니라 최대낙폭과 회복기간입니다. 최대낙폭은 고점에서 가장 크게 빠진 폭, 회복기간은 그 고점을 되찾기까지 걸린 가장 긴 기간입니다. 회복 7개월이면 일곱 번의 월말 결산 내내 마이너스를 본다는 뜻입니다. 내 돈이 그만큼 줄어든 채로 그 기간을 버틸 수 있는지를 봅니다
- ④ 이 3년은 강세장이었습니다. 연 23%는 이 구성의 실력이라기보다 좋은 시절의 결과입니다. 상장한 지 3년 남짓 된 ETF가 있어 더 긴 기간은 돌릴 수 없으니, 인출 시뮬레이터에 넣을 수익률은 이보다 훨씬 보수적으로 잡아야 합니다. 더 긴 기간이 궁금하면 같은 구성을 미국 원조 ETF(SCHD·QQQ 등)로 바꿔 Portfolio Visualizer에서 수십 년을 돌려 볼 수 있습니다(영어 사이트)
- ⑤ MDD를 확인 후 견딜 수 있겠다 싶고, 자산의 투자기간, 운용 목적에 맞다면 비중을 확정합니다. MDD가 작다고 다 좋은 구성은 아닙니다. 공격적인 투자 스타일에 지루한 걸 못 참는 성격인데 MDD만 보고 배당주 100%나 채권이 많이 든 포트폴리오를 고르면, 수익이 더디게 쌓이는 동안 본인의 투자 철학과 맞지 않아 결국 갈아타거나 그만두게 되고 실패할 확률이 높아집니다. 구성은 내 성격과 투자 철학에도 맞아야 오래 갑니다. 이 목표 비중이 매달 살 때(코스트 에버리지)와, 오르내리며 비중이 틀어졌을 때(리밸런싱)의 기준이 됩니다
함께 보기 — 백테스트에서 샘플 2 돌려 보기 · Tips · 백테스트 결과 읽는 법 · 1부 2장 · 수익률 가정은 몇 %가 현실적인가 ·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 · 포트폴리오 현황 ↗ · Portfolio Visualizer ↗
종목보다 역할이 먼저다. 역할을 나누고, 낙폭을 견딜 수 있는지 확인한 뒤, 투자 비중을 구성한다.
샘플 2는 짜는 방법을 보여 주기 위한 예시이며 특정 종목을 권하는 것이 아닙니다. 커버드콜 ETF는 오를 때 수익 일부를 포기하는 대신 분배금을 받는 구조라, 강세장이 길수록 지수보다 덜 오릅니다. 백테스트 결과는 과거 수치이며 미래 수익을 보장하지 않습니다.
그래서 뭘 사요? — 견딜 수 있는 낙폭으로 구성을 고른다
'자금의 목적, 투자 기간, 투자 성향에 따라 다르다'는 맞는 말이지만, 막 시작하는 사람에게는 선문답처럼 들립니다. 질문 세 개에 답하고, ETF 2~4개짜리 구성 중 하나를 고르면 됩니다.
- ① 언제 쓸 돈인가요? 10년 넘게 꺼내지 않을 돈이면 주식을 90~100% 담습니다. 5~10년 안에 꺼내기 시작할 돈이면 꺼낼 몫만큼 달러 단기채를 20~30% 둡니다
- ② 몇 % 빠지면 팔고 싶어질 것 같나요? 이 답이 견딜 수 있는 최대낙폭입니다. 그림에서 그 낙폭 안에 드는 줄을 고릅니다. 잘 모르겠다면 한 줄 위, 낙폭이 더 작은 쪽을 고르세요
- ③ 어느 계좌인가요? IRP·퇴직연금(DC)은 주식 같은 위험자산을 70%까지만 담을 수 있어 나머지 30%를 단기채 같은 채권형 ETF로 채웁니다. 연금저축펀드·ISA는 이 한도가 없습니다
- 여기 구성에는 장기 채권이 없습니다. 단기채는 채권에 투자한다기보다 폭락 때 싸게 살 현금을 달러로 보관해 두는 자리입니다. 2022년처럼 주식과 장기 채권이 함께 빠지는 해도 있습니다. 채권과 금을 섞는 균형형이 궁금하면 백테스트 샘플 6과 견줘 보세요
- 종목은 국내 상장 ETF면 됩니다. 예: TIGER 미국S&P500 · TIGER 미국나스닥100 · KODEX 200 · TIGER 미국달러단기채권액티브. 같은 지수를 따르는 ETF가 운용사마다 있으니 총보수가 낮은 것을 고르면 됩니다
- 여기 구성은 정답이 아니라 출발점입니다. 잘 모르겠으면 백테스트 샘플이나 이 페이지의 그림을 참고해서 구성하고, 자신의 자금과 목적, 운용 철학에 맞는 구성으로 포트폴리오를 바꿔 나갑니다
- 목표는 다른 사람의 포트폴리오만 보고도 장점과 단점은 무엇이고, 어떤 사상으로 이렇게 운용하는지 바로 알 수 있는 정도가 되는 것입니다. 그래야 자기 상황에 맞는 포트폴리오를 구성할 수 있습니다
- 내 것으로 고친 구성은 백테스트에 넣어 직접 돌려 보고, 4장 순서대로 낙폭을 견딜 수 있는지 확인한 뒤 비중을 확정합니다. 한번 정한 구성은 자주 바꾸지 않습니다
함께 보기 — 백테스트 — 샘플 5(가장 단순) · 샘플 6(균형형) · Tips · 백테스트 결과 읽는 법 · Tips · 투자의 난이도는 MDD가 정한다
견딜 수 있는 낙폭을 먼저 정하고, 그 안에 드는 구성을 고른다.
예시 구성이며 특정 종목을 권하는 것이 아닙니다. 6년(2020.9~2026.9)은 대부분 강세장이었고, 원화로 본 숫자라 환율 효과가 섞여 있습니다. S&P500은 2008년에 −50% 넘게 빠진 적이 있으니 그림의 낙폭은 '적어도 이만큼'으로 읽으세요.
코스트 에버리지(Cost Averaging) — 언제 살지 고민하지 말고, 날짜를 정해 나눠 산다
백테스트로 내 성향에 맞는 우상향 자산을 골라 포트폴리오를 짰다면, 다음 고민은 언제 얼마나 살까입니다. 가장 간단하면서 확실한 답은 분할매수, 코스트 에버리지입니다.
- 바닥에서 사서 꼭대기에서 팔려는 순간 매일 주가를 보게 되고, 결국 겁날 때 팔고 들뜰 때 사게 됩니다
- 타이밍을 맞히려 하지 말고 정해진 날짜에 정해진 금액으로 삽니다 (예: 매월 25일 50만원)
- 금액이 같으니 비쌀 때는 적게, 쌀 때는 많이 사집니다 — 평균 매입단가가 저절로 낮아집니다
타이밍 대신 날짜를 정한다. 떨어지는 달은 더 많이 사는 달이다.
분할매수는 매입단가를 고르게 할 뿐, 계속 내리기만 하는 자산을 살려주지 못합니다. 2장의 핵심(지수·배당)처럼 길게 보고 우상향할 자산에 써야 효과가 있습니다.
Just Keep Buying — 언제 샀느냐보다 얼마나 오래 들고 있었느냐
우상향하는 자산이라면 언제 사느냐는 긴 세월 앞에서 생각보다 큰 차이를 만들지 않습니다. 고점과 저점을 맞히는 '마켓 타이밍'은 전문가도 못 합니다. 수익을 결정하는 건 타이밍이 아니라 시장 안에 머문 시간입니다.
- 찰스 슈왑의 실험: 20년 동안 매년 2,000달러씩 S&P500에 넣은 다섯 사람을 비교했습니다. 해마다 최저점에서만 산 '신의 타이밍'과, 돈이 생기자마자 그냥 산 사람의 최종 금액 차이는 8.3%에 불과했습니다
- 1926년 이후의 20년 구간들 대부분에서 순위는 같았습니다. 그리고 매년 꼭대기에서만 산 사람조차, 타이밍을 재느라 현금만 쥐고 있던 사람보다 3배 넘게 벌었습니다. 가장 위험한 선택은 나쁜 타이밍이 아니라, 떨어질 때를 기다리며 현금으로 들고 있는 것입니다
- '세계 최악의 마켓 타이머' 밥은 1972년, 1987년, 1999년, 2007년 — 매번 폭락 직전 꼭대기에서만 샀습니다. 하지만 한 번도 팔지 않았고, 은퇴할 때 100만 달러가 넘는 자산을 가졌습니다 (벤 칼슨)
- 월급처럼 매달 들어오는 돈은 들어오는 날 기계적으로 삽니다. 큰 목돈은 역사적으로 한 번에 넣는 쪽이 약 3분의 2 확률로 더 벌었지만(뱅가드), 넣자마자 떨어질까 두렵다면 3~6개월에 나눠 넣어도 됩니다
타이밍을 재지 말고, 우상향하는 자산을 그냥 사서 계속 가져간다.
지수처럼 길게 우상향해 온 자산의 이야기입니다. 개별 종목은 꼭대기에서 산 뒤 영영 회복하지 못할 수도 있습니다.
주식은 언제 팔아야 하는가 — 왜 샀는지가 답이다
주식을 언제 팔아야 하는지 알려면, 거꾸로 그 주식이나 ETF를 왜 샀는지부터 분명해야 합니다.
- '가격이 싸서 샀어요', '오를 것 같아서 샀어요'처럼 기준 없이 산 주식은 잦은 매매를 부릅니다. 수익이 나도 들고 있을 이유가 없으니 조금만 오르면 팔게 되고, 그래서 큰 수익을 볼 수 없습니다
- 매수 초창기나 포트폴리오를 구성할 때는 매매일지를 쓰며 종목마다 매수 이유를 분명히 적어 두세요
- 팔 때는 셋뿐입니다. ① 내가 정한 매수 이유가 달라지거나 틀렸을 때 ② 은퇴 후 현금흐름을 위해 일부를 팔아야 할 때 ③ 정해 둔 비중으로 되돌릴 때(리밸런싱, 다음 장)
- 분명한 이유로 산 주식은 잦은 가격 변동에 흔들리지 않습니다. 가격이 아니라 이유를 보고 있기 때문입니다
- 주식 초보일수록 매수·매도의 이유를 기록하며 꼭 복기해야 합니다
살 때 이유를 적고, 그 이유가 깨질 때 판다.
리밸런싱 — 오른 것을 팔아 덜 오른 것을 산다
백테스트 샘플 2처럼 1억원을 미국배당 50% · KOSPI200 20% · 미국배당커버드콜 20% · 나스닥100 10%로 나눠 샀다고 해봅시다. 그런데 코스피가 크게 오른 해라면, 1년 뒤 비중은 저절로 40% · 35% · 15% · 10%로 바뀌어 있습니다.
- 1년 혹은 반년처럼 날짜를 정해두고, 오른 것을 팔아 덜 오른 것을 사서 처음 비중으로 되돌립니다. 이것이 리밸런싱입니다
- 한 자산이 지나치게 커지는 것을 막고 포트폴리오의 변동성을 줄여줍니다. 꼭 해주세요
- 너무 자주 하면 수수료가 쌓이고, 오르는 자산의 상승을 충분히 누리지 못합니다. 1년에 한 번이면 충분합니다
- 미국배당 · 40% → 50%
- 1,200만원 매수
- KOSPI200 · 35% → 20%
- 1,800만원 매도
- 미국배당커버드콜 · 15% → 20%
- 600만원 매수
- 나스닥100 · 10% → 10%
- 그대로
- 비싸진 것은 덜고, 싸진 것은 채운다
- 다시 50·20·20·10
1년에 한 번, 처음 정한 비중으로 되돌린다.
리밸런싱으로 파는 쪽에서 양도소득이 생길 수 있습니다. 연금계좌 안에서 바꾸면 세금 없이 비중을 맞출 수 있고, 일반계좌라면 파는 대신 새로 넣는 돈으로 덜 오른 자산을 더 사서 비중을 맞추는 방법도 있습니다.
레버리지 — 빌린 돈은 수익도 손실도 키운다
레버리지는 '지렛대'라는 뜻으로, 내 돈에 빌린 돈을 더해 더 큰 규모로 투자하는 전략입니다. 가장 익숙한 예가 부동산 갭투자입니다.
- 아파트는 주식보다 변동성이 덜하고, 정책의 뒷받침과 우상향에 대한 믿음이 있어 레버리지를 쓰기가 비교적 쉬운 편입니다
- 주식의 레버리지는 변동성이 훨씬 커서 심리적으로 흔들리기 쉽습니다. 오를 때만 두 배가 아니라 내릴 때도 두 배입니다
- 2배 레버리지라면 주가가 25%만 빠져도 내 돈은 -50%. 반토막에서 본전이 되려면 그 시점부터 두 배(+100%)가 올라야 합니다
- 그래도 확신이 있는 종목에 쓰고 싶다면, 2장의 Core-Satellite에서 위성 몫인 10~20% 안에서만, 단기로 씁니다
- Case 1 · 13억으로 오르면 (+30%)
- +3억 · 내 돈 +100%
- Case 2 · 8억 5천으로 내리면 (-15%)
- -1억 5천 · 내 돈 -50%
- 위성 10~20% 안에서, 단기로만
- 최대 2,000만원
지렛대는 양쪽으로 똑같이 움직인다. 잃어도 계획이 안 바뀌는 크기로만.
주식 레버리지 ETF는 매일 수익률의 두 배를 따라가기 때문에, 오르내림을 반복하면 기초지수가 제자리여도 손실이 쌓입니다 — 오래 들고 갈 상품이 아닌 이유입니다.
72법칙과 4%룰 — 모을 때와 꺼낼 때의 기본 법칙
자산투자에는 외워두면 평생 쓰는 두 가지 법칙이 있습니다. 모을 때는 72법칙, 꺼내 쓸 때는 4%룰입니다.
- 72법칙 — 72를 연 수익률(%)로 나누면 돈이 두 배가 되는 햇수가 나옵니다. 흔히 아인슈타인이 만들었다고 알려져 있지만, 실제 기록은 1494년 이탈리아 수학자 파치올리의 책에 처음 나옵니다
- 한 방을 노리지 마세요. 해마다 몇 %의 복리를 꾸준히 낼 수 있는지, 투자 기간을 얼마나 길게 늘릴 수 있는지가 수익률보다 훨씬 중요합니다
- 4%룰 — 은퇴 첫해 자산의 4%를 꺼내 쓰고, 이후 해마다 물가만큼 늘려 꺼내도 30년 동안 돈이 바닥나지 않았다는 법칙입니다 (윌리엄 벤젠, 1994 · 트리니티 연구, 1998)
- 거꾸로 계산하면, 1년 생활비의 25배를 모아두면 됩니다
- 연 2% (72 ÷ 2)
- 36년
- 연 10% 복리 (72 ÷ 10)
- 약 7.2년
- 1년 생활비 2,000만원 × 25
- 5억원
모을 때는 오래, 꺼낼 때는 4%.
72법칙은 어림셈이라 수익률이 아주 높거나 낮으면 오차가 커집니다. 4%룰은 미국 주식·채권의 과거 데이터로 30년을 버틴 결과이고 앞으로를 보장하지 않습니다.
배당 vs 자가배당 — 받아서 쓸까, 꺼내서 쓸까
배당금으로 생활하는 은퇴는 다들 압니다. 미국 은퇴자들이 더 널리 쓰는 방법은 '자가배당'입니다. 지수와 채권에 나눠 담아 두고, 매년 자산의 4%를 스스로 팔아 월급처럼 씁니다. 앞 장면의 4%룰을 실제로 쓰는 방법입니다.
| 배당 투자 | 자가배당 | |
|---|---|---|
| 연 4,000만원을 쓰려면 필요한 원금 | 배당률 3%라면 약 13억 3,000만원 | 4%씩 꺼내면 10억원 |
| 돈이 나오는 곳 | 회사가 정한 배당금 (위기 때 깎이기도 한다) | 배당 + 내가 판 몫, 필요한 만큼 내가 정한다 |
| 담는 것 | 고배당주 · 배당 ETF — 금융 · 에너지 같은 일부 업종에 쏠린다 | 시장 전체 지수 + 채권 — 성장주까지 모두 담긴다 |
| 장기 총수익 | 성장주가 빠져 지수보다 낮은 경우가 많다 | 시장 전체 수익을 그대로 가져간다 |
| 검증된 기간 | 배당 ETF는 역사가 짧다 | 1926년 이후 100년 가까운 데이터 (트리니티 연구 등) |
| 원금 | 대체로 남는다 — 물려주기 좋다 | 오래 살면 천천히 줄 수 있다 |
| 마음 | 떨어져도 현금이 들어와 편하다 | 떨어질 때도 팔아야 해서 불안할 수 있다 |
- 원조 레시피는 인덱스 펀드의 아버지 존 보글(뱅가드 창업자)의 '싼 지수 펀드를 오래 들고, 자산을 나눠 담는다'입니다. 미국 전체 주식(VTI)과 미국 채권(BND)에 나눠 담는 것이 기본입니다
- 배당도 결국 자산을 파는 것과 같습니다. 배당을 주는 날 그만큼 주가가 빠지기(배당락) 때문입니다
- 연금저축에 담으면 세금 차이도 없습니다. 배당도 계좌 안에 쌓이고, 생활비는 어차피 연금으로 꺼내 쓰기 때문입니다. 그래서 진짜 선택은 '배당을 받느냐, 파느냐'가 아니라 '배당주만 담느냐, 시장 전체를 담느냐'입니다
- 미국 은퇴자들이 자가배당을 택하는 이유가 여기 있습니다. 같은 생활비를 배당만으로 만들려면 원금이 3분의 1 더 필요하고, 배당주에만 담으면 성장주가 빠져 분산도 총수익도 줄기 쉽습니다. 시장 전체를 담고 필요한 만큼 꺼내는 편이 같은 돈으로 더 오래 갑니다
- 다만 자가배당은 주가가 떨어졌을 때도 팔아야 합니다. 은퇴해서 월급이 없는데, 떨어진 주식을 내 손으로 파는 건 이론보다 심리적으로 훨씬 어렵습니다
- 또 은퇴 뒤에도 매년 무엇을 얼마나 팔지 계속 신경 써야 합니다. 그런 일이 부담스러운 사람에게는 알아서 들어오는 온전한 배당이 성향에 더 맞을 수 있습니다. 정답은 하나가 아니라, 내가 끝까지 지킬 수 있는 방법입니다
배당은 마음이 편하고, 자가배당은 돈이 덜 든다. 내가 끝까지 지킬 수 있는 쪽을 고르자.
한국 투자자는 달러 자산에서 환율이 완충 장치가 됩니다. 2008년 S&P500이 37% 떨어질 때 원/달러 환율이 크게 올라 원화로 본 손실은 훨씬 작았습니다. 국내 연금계좌에서는 VOO·BND 대신 같은 지수를 따르는 국내상장 ETF를 담습니다.
금융 공부는 꼭 해야 하는가 — 급락장에서 버틸 힘은 공부에서 나온다
부를 쌓는 가장 쉬운 방법은 우상향하는 자산에 오랜 시간 투자해 복리의 과실을 따 먹는 것입니다. 문제는 그 '오랜 시간'을 버티기가 생각보다 어렵다는 것입니다.
- 장기 투자의 정석이라는 S&P500에도 급락장은 수없이 찾아왔습니다 (닷컴버블, 서브프라임 모기지, 코로나, 그리고 수많은 전쟁)
- 그때 남은 자금을 끌어모아 추가 투자의 기회로 삼을지, 확정 손실을 내고 도망칠지는 금융 공부와 투자 철학이 결정합니다
- 투자 철학은 금융에 대한 이해와 투자 신념에서 나옵니다. 공부가 되어 있어야 장기 투자가, 그리고 복리가 가능합니다. 내가 고른 종목이나 ETF가 우상향할 자산인지 판단하는 것 역시 금융 공부가 없고서는 불가능합니다
- 다른 길도 있습니다. 기대수익률을 조금 낮추더라도 거품이 끼지 않는 자산으로 나눠 담으면(자산배분), 느리지만 확실하게 복리의 과실을 딸 수 있습니다
복리는 수익률이 아니라 버틴 시간에서 나온다.
비교는 과거의 나와만 — 남의 수익률이 내 원칙을 무너뜨린다
주변을 보면 주식으로 망하는 이유는 종목보다 비교인 경우가 많습니다. 자산 구성도 중요하지만, 멘탈도 그에 못지않게 중요합니다.
- 처음엔 지수·배당주로 포트폴리오를 세팅하고 들어갑니다. 그런데 옆에서 급등주로 수익을 봤다는 말을 듣거나, 내가 메인으로 정한 자산이 이번 사이클의 주도주가 아니어서 수익률이 비교될 때마다 흔들립니다
- 그때마다 처음 정한 원칙과 포트폴리오를 무시하거나 바꿉니다. 급등을 따라간 포트폴리오는 잠시 이익을 주지만, 결국 큰 하락의 빌미가 됩니다
- 주식만이 아닙니다. 급한 마음에 참지 못하고 아파트 상승 끝물에 올라탔다가 설거지를 당하는 것도 같은 이유입니다
- 월별 자산 마감을 하면 내 자산 추이가 기록으로 남습니다. 비교와 투자 복기는 과거의 나와만 하세요
- 시장 지수와 수익률을 견줘 보는 것(돈 모으기 5장)은 다릅니다. 그건 내 포트폴리오 구성이 맞는지 점검하는 일이지, 남의 수익률을 쫓아가는 비교가 아닙니다
함께 보기 — 매달 결산한다 — 엑셀 한 시트에 한 달
남의 수익률이 아니라 과거의 나와 비교한다. 원칙을 지킨 시간이 복리를 만든다.
자산은 어느 순간 갑자기 늘어난다 — 시장 옆에 꼭 붙어 있자
자산은 매년 일정하게 늘지 않습니다. 오랫동안 제자리이거나 뒷걸음치다가, 어느 순간 갑자기 계단처럼 뛰어오릅니다.
- 1~2년의 지루한 정체를 몇 주, 한 달 만의 상승이 한꺼번에 보상합니다. 타이밍을 재느라 시장 밖에 나가 있으면 바로 그 몇 주를 놓칩니다
- 적립식으로 수량을 꾸준히 모아 두면, 자산이 커질수록 같은 상승에서 더 크게 불어납니다. 쌓아 둔 시간이 가속도가 됩니다
- 영상 속 투자자는 1년에 걸쳐 나눠 사고, 4~5종목에 나눠 2~3년씩 들고 갔습니다. 남들이 급등주로 벌 때 소외감을 느꼈지만 장기 투자 대가들의 원칙만 따랐고, 2020년 코로나 폭락 때 한 달 만에 반토막 난 계좌에 오히려 나눠 사 들어가 큰 결실을 맺었습니다
- 상승장 뒤에는 반드시 폭락장이, 폭락장 뒤에는 반드시 상승장이 옵니다. 시장이 안 좋을 때가 오히려 더 공부하고 더 많이 모을 때입니다. 그렇게 겪은 희로애락이 투자를 계속하게 하는 가장 큰 자산이 됩니다
큰돈을 버는 것보다, 끝까지 살아남는 것이 먼저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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